필립 테틀록과 댄가드너의 슈퍼 예측은 다른 사람들 보다 예측을 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재로 이런 사람들이 있는가? 있다면 그들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이책을 스터디 그룹과 읽기 시작할 때에는 예측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즉, 예측이란 틀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이 책은 이에 대해서 내가 어떤 부분을 제대로 알고 있고, 어떤 부분을 잘 못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려 주었다.

저자는 자신을 '낙관적 회의주의자'라고 불러도 좋다고 한다. 이는 예측은 허구라고 하는 사람들과 예측이 가능하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 어디 즈음이라는 이야기일 수 있다.

저자가 연구를 책의 서두에 먼저 이야기 하는 중요한 결론 2가지는 첫째, 예지력은 실제로 있다는 것과 둘 째는 슈퍼예측가들의 성적을 그렇게 좋게 만든 요인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 믿고 믿지 않고는 읽는 사람들의 몫일 수도 있지만, 내가 알고 있던 것과의 차이는 생각이나 예측이라는 것에 대한 틀과 그 내용을 받아 들이는 방법도 차이가 많이 난다. 또한 책에서는 이와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을 먼저 이야기 한다.

'생각에 관한 생각' 그리고 노벨상 수상자로 유명한 대니얼 카너먼은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을 시스템 1과 시스템 2을 나누어 설명한다. 시스템 1은 증거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빨리 결론을 내리도록 만들어진 장치이고, 시스템 2는 우리가 잘 아는 의식적인 사고 영역이라고 한다. 시스템 1에서 일어나는 과정으로 몇십 분의 1초 사이에 자동적으로 빠르고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그림자를 본다. 털컥!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뛴다. 이것이 시스템 1이다. 시스템 2는 우리가 집중하기로 선택한 모든 것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시스템 1이 먼저 튀어 나온다. 시스템 1은 배경에서 빠른 속도로 꾸준히 달리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2는 그 답을 심문하는 일을 맡는다.  내 답에 대해 누군가 꼬치꼬치 따지고 들어와도 내가 견뎌낼 수 있을까? 증거를 댈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시스템 2라고 한다. 이 시스템 2가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시스템 1은 이 보다 먼저 동작한다. 무언가에 대해서 의심을 하고 시스템 2를 지속적으로 동작 시켜 시스템 1에 이러한 보정이 포함되도록 훈련해야 한다.

저자는 예측과 관련해서 2가지 부류로 나누어 설명한다. 하나는 고슴도치형 하나는 여우형이다. 고슴도치형은 빅 아이디어 전문가로 예측을 할 때 대담하게 90~100%로 예측한다. 이와는 다르게 여우형은 절충적 전문가로 어떤 질문에 대해 60~70%로 예측한다. 각각의 예측에 대해 이 후 평가를 해보면 대부분의 측면에서 이기는 쪽은 늘 여우형이다. 하지만, 여우형은 언론에서 그닥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 우선 여우는 자신감도 없어 보인다. 무엇이 '확실하다'거나 '불가능하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마'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그들의 말은 복잡할 뿐만 아니라 거기엔 '그러나'와 '한편' 같은 어정쩡한 단어가 많이 섞인다. 그러다 보니,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TV에 나온다면 변덕스럽고 줏대가 없으며 불명확하다고 할 것이다.

저자는 예측을 하는 테크닉으로 페르마이징, 외부 관점, 내부관점, 그리고 관점 통합하기를 이야기 한다.

페르마이징은 쉽게 말하면 문제를 좀 더 작은 문제로 나누어 어림짐작하기를 통해 답을 구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시카고에 피아노 조율사가 몇명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시카고의 대략적인 인구수, 그리고 평균 가족 구성 인원, 가구당 피아노 보유율, 그리고 대략적인 피아노 조율 빈도를 추정하여 총 필요한 조율량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런 후, 피아노 조율사의 한대 조율 시간과 처리 가능한 업뮤량의 추정을 통해서 필요로 하는 대략적인 피아노 조율사의 수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주어진 문제에 대해서 예측을 할 수 있다.

책에서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수퍼 예측가들이 예측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간단히 말하면 외부 관점에 내부관점으로 조정하여 종합적으로 예측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 문제를 성분에 따라 풀어헤친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철저히 구분하고, 가정을 조사하는 것이다. 우선 외부 관점의 측면, 즉 비교론적인 관점에서 보면서, 문제의 고유성보다는 그것을 더 넓은 범위의 특수 사례로 취급하여 예측을 수행한다. 그리고, 내부 관점, 즉 문제의 고유성을 부각시킨다. 나의 견해와 다른 사람의 견해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확인한다. 이 것은 대중의 지혜를 뽑아내는 여러가지 방법에 주목해야 한다. 책에서는 잠자리의 눈에 비유를 하며, 이 모든 다양한 견해를 예리한 단일 시야로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아주 세분화된 확률을 사용하여 판단을 가능한 정확하게 표현한다. 책에서는 예측은 정반합의 과정이라고 말하면서 활용 가능한 정보의 변화에 맞춰 계속 업데이트 해야하는 한시적인 판단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외부 관점과 내부 관점을 종합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좋은 출발일 뿐이라 한다. 마치, 우리가 애자일 프로세스를 통해서 업무를 수행하듯 반복적(Iterative)하게 수퍼 예측가는 자신만의 견해를 도출하기 위해 종합할 수 있는 다른 견해들을 끊임없이 찾아 필요에 따라 예측을 수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퍼 에측가들은 신념을 사수해야 할 보물이라기 보다는 검증해야 하는 가설로 다룬다.

영화 '빅 쇼트'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했던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여기서도 헷지펀드의 퀀트(Quant 정량적 분석 Quantative Analysis을 수행하는 사람)가 나온다. 책에서는 이렇듯 수학을 잘하는 사람들이 더 예측을 잘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저자는 일부러 예측에는 수학이 그리 필요하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도 예측에 대해서 간단히 수학적인 의미는 파악해 보자. 예측에 대한 확률은 크게 나누면 3가지 설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멘탈 디이얼을 '얼아난다'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아마도'로 설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언어로 표현되는 어떤 예측에 대해서 틀렸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이 74%'라는 말은 '그렇지 않을 확률이 26%'라는 의미도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측하는 사람들은 확률을 말하라고 할 때 50%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한다. 그 때 50%는 '아마도'를 의미한다. 50%를 너무 자주 사용하는 사람의 예측은 정확하지 않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저자는 슈퍼 예측에 필요한 개인적인 역량으로서 성장 마인드 세트(Growth Mindset)을 이야기 한다. 심리학자인 캐롤 드웩은 '성장 마인드세트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노력의 산물'이라고 하고 그 노력 만큼 '성장'시킬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위 '고정적 마인드세트(Fixed Mindset)'를 가지고 있다. 고정적 마인드세트를 가진 사람은 생긴대로 사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능력은 만들어지거나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을 예측과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성장 마인드 세트를 가진 예측가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수집했고 필요하면 서슴지 않고 생각을 바꾼다. 그들은 이렇게 하는데 망설치지 않고, 실수를 당당히 인정하고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을 자랑스러게 생각한다. 즉, 실패는 실수를 확인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 다시 시도하는 학습의 기회였다.  이렇게하면, 시행 횟수가 많아지면 착오가 줄고 기술은 세련되어진다. 어떤 일에 능숙해 지는 비결은 비행기나 아주 어려운 기술을 배우는데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그일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의 양이 결정한다.  그러나 무작정 하는 연습으로 항상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연습을 해도 조심할 부분을 알고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연습이 가장 좋은 것인지 알고 연습해야 한다. 이 밖에도 효율적인 연습은 분명하고도 시의적절한 피드백과 함께 해야 한다. 실패를 통해 배우려면 언제 실패하는지 알아야 한다. 실패했다는 것을 알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하고 수정하여 다시 시도해야 하는 것이다.

팀으로서의 슈퍼 예측 집단은 현명할 수도 있고, 무모할수도 있으며, 둘다일수도 있다. 즉, 집단은 어떤 구성원들 이더라도 하기 나름이다라는 것이다. 저자들이 발견한 잘 동작하는 슈퍼팀은 극단적인 집단사고와 온라인 논쟁의 폐해를 피했다. 무엇보다 다음과 같은 규칙을 잘 지켰다고 한다. 

  • 서로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으면서도
  • 상대방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고 무지를 인정하고 
  • 도움을 요청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그들만의 문화가 큰 위력을 발휘했다. 

나도 다음과 같이 "팀은 단순히 부분의 합이 아니다. 집단이 집합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은 집단 그 자체의 발현적(emergent) 속성으로, 각 멤버 내부의 사고 과정일뿐 아니라, 멤버들간의 의사소통 패턴의 속성이다."에 동의한다.


그렇다면, 슈퍼 예측가들의 리더는 어떠해야 할까? 책에서는 히틀러가 지배하던 시대의 유명한 장군인 헬무트 폰 몰트케 이야기를 한다. 암울했던 시기의 인물이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서 무엇을 배울 것이 있는가 의심할 수 있다. 책의 저자도 그 부분에 대해서 조심 스러운이 있다. 몰트케의 유산이라 이르면서 그가 한말을 인용한다. "전쟁에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계획을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적의 주력 부대와 처음 마주치는 순간 효력이 계속 확실하게 유지되는 작전은 없다."와 같은 말이다. 여기서 반전은 나도 계속 좋아하는 인용인 "계획대로 승리한 전투는 없지만,계획없이 승리한 전투도 없다"를 이야기한 아이젠하워가 독일의 군 통수권자보다 몰트케의 철학을 더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이러한 철학도 슈퍼 예측팀을 이끄는 리더들 즉, 여러 슈퍼 예측가들의 종합한다는 입장에서는 이와 같이 불확실한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의 애니 듀크가 말하는 특이한 형태의 겸손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프로 포커 플레이어 였던 그녀는 자신감 뒤에는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게임에 임했을 때 겸손은 적을 앞에 두었을 때의 겸손과는 전혀 다르다고 이야기 한다. 포커 테이블에 앉으면 누구와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갖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게임의 원리를 완전히 터득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저자는 슈퍼 예측가가 되기 위해 추가적으로 몇가지 알아 두어야 할 사항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첫 번째는 대니얼 카너먼의 시스템 2의 교정을 시스템 1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사람들은 원래 빠르고 무의식적인 시스템 1이 만드는 실수를 찾아 내기 위해 의식적인 시스템 2를 반성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측을 아주 잘하는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편하고 직관적인 사고 모드에 빠지고마는 것이다. 시스템 2를 소홀히 한 탓이다. 일부 슈퍼 예측가들은 시스템 2의 교정에 아주 능숙하며, 가령 물러서서 외부 관점을 받아들이는 행동이 아예 습관화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사실 이런 과정은 아예 시스템1의 일부로 편입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잘못된 이분법을 버리는 것이다. 나심 탈레브가 이야기 했던 블랙스완이라고 불린 사건이 있다. 실재로 검은색 백조들은 완전히 검은 색이 아니고, 회색이라고 한다. 흰색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회색을 검은색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즉, 블랙 스완이라고 불리는 사건들은 그 조짐이 있었다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 했던 리먼 브라더스 파산의 경우도 빅 쇼트에서 이를 예측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보이듯이 갑작스럽게 발생한 것이 아니고 그 조짐이 시장에서 보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빗나갈 예측에 대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아이젠하워의 명언과 같이 "계획은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도 계획은 반드시 필요하다"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이에 대해 대비가 필요할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나도 예측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었다. 복권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여 필요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를 바라 보는 나의 자세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서 이야기 했듯이 예측이 가능한 좋은 질문을 선별하고 (10년후 예측 같은건 불가능하다.), 알수있는 부분과 알수 없는 부분으로 분해하여 가정을 검토 후 추측해 보자. 습관적으로 외부 관점에서 질문을 제기하자. 그리고 나서 내부 관점을 고려하자. 업데이트는 귀찮지만 장기적으로 유익하다. 잡음속에서 미묘한 신호를 골라내고, 자신의 은근한 희망이 스며들지 않도록 경계하자. 정반합, 잠자리의 눈을 가지고 모든 견해를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자. 불확실성의 정도를 더욱 자세히 구분하자. 실패/성공 후에 반드시 회고를 하자. 성공에 대해 관신하면 안되고 실패로부터 교훈 찾자. 질문을 하고, 건설적인 대립하자. 직접 예측하고, 피드백을 통해 앞으로 잘 가는지 확인하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