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반복되는 고민: '성찰'은 왜 이렇게 힘들까?

매주 대화 훈련 파트너와 함께 상호 코칭을 하며 동기면담(MI)을 연습하는 시간은 나에게 매우 소중하다. 하지만 늘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었다. 대화가 끝나고 녹음 파일을 축어록으로 변환해 살펴보는 과정이 너무나 고되었기 때문이다.

어렵게 만든 축어록을 앞에 두고도 "공감이 부족한 것 같아요"라거나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했네요" 같은 모호한 감상 이상의 피드백을 나누기는 쉽지 않았다. 피드백이 자칫 상대방을 평가하는 것처럼 느껴질까 봐 조심스러워지기도 했고, 정작 중요한 성찰의 포인트는 일상의 바쁨 속에 금세 휘발되곤 했다. 저는 이 '막막함'을 해결하고 싶었다. 대화의 복잡함을 걷어내고, 우리가 무엇을 실험해야 할지 알려주는 명확한 틀이 필요했다.

'Generative Sequence'로 쌓아 올린 나만의 성찰 공간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제가 선택한 방법은 한꺼번에 완벽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CLAUDE.md에 정의한 Generative Sequence 원칙에 따라, 시스템의 '생명력'을 한 단계씩 키워나갔다.

처음에는 그저 대화를 기록할 수 있는 '그릇'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했다. 이어 외부 툴에서 만든 축어록을 손쉽게 가져오는 기능을 넣었고, 여기에 AI가 특정 관점(Lens)으로 대화를 관찰해 질문을 던져주는 기능을 더했다. 이렇게 차근차근 벽돌을 쌓아 올리듯 구현해 나가는 과정은, 제가 코칭 현장에서 느꼈던 갈증을 하나씩 해소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전율의 순간: MITI 정밀 분석과 연습 카드의 만남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MITI 4.2 정밀 분석(T-013)을 시스템에 이식했을 때 찾아왔다. 동기면담의 전문적인 평가 기준이 AI를 통해 데이터로 치환되어 화면에 뿌려지는 순간, 저는 비로소 "이게 내가 바라던 거구나"라는 확신을 얻었다.

단순히 "잘했다"는 칭찬 대신, 상담자의 역량과 내담자의 반응이 Radar Chart로 그려지며 대화의 역동이 눈앞에 시각화되었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것은 '연습 카드(Practice Cards)'였다. 대화 중 놓쳤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해 "이 상황에서 이 대안 문장을 써봤다면 어땠을까요?"라고 제안하는 카드를 뒤집어보며, 저는 평가의 부담에서 벗어나 '실험의 재미'를 발견했다.

다음 상호 코칭이 기다려지는 이유

이제 저와 파트너의 연습은 이전과 전혀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서로를 '평가'하지 않을 것같다. 시스템이 제공하는 구체적인 관찰 지표를 놓고 함께 '연구'한다.

"이번 세션에서는 이 연습 카드에 나온 '열린 질문'을 중점적으로 실험해 볼까요?"라고 제안하며, 대화는 판정으로 닫히는 결과물이 아니라 다음 대화를 여는 풍부한 재료가 된다. 이 시스템은 우리를 더 잘 말하게 만들기보다, 우리의 대화를 더 깊게 만들고 있다.

이 시스템이 우리의 대화 훈련에 더 큰 도움이 되고, 다른 사람들과도 이 시스템을 나누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 시스템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참고 문서

Dialog Lab : https://github.com/blcktgr73/Dialogue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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