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알렉산더(Christopher Alexander, CA)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건축가(Architect)이다. 사용자 중심의 설계 방식과 패턴 언어(Pattern Language)를 통한 건축 설계 방식으로 유명하다. 특히, 다른 건축가들과 다른 부분은 건축과 도시 설계를 보다 인간 중심적이고 살아 있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접근법은 그는 여러 저서를 남겼는데, 유명한 초기 저서인 "영원의 건축"[1]이나 "패턴 랭귀지"[2] 뿐만 아니라 그의 마지막 4권의 저서인 "Nature of Order"[3] 등에서 상세히 설명한다. 이 책들에서 자연의 형태와 어울리는 건축적 원리를 제시하며,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살아 있는 구조"를 창조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영원의 건축"의 "건물군 설계하기"에서는 캘리포니아에 세워질 정신과 병원 설계에 대한 사례를 소개 한다. 이 장의 초기에 언급되어 있듯이 실재 병원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병원장, 의료진, 관련 연구원들이 설계에 참여한다. 시작은 이해관계자들이 생각하는 "기능"이나 "활동"을 기반으로 적용해야 하는 패턴들을 포함시키거나 제외하는 작업들을 상당히 긴 시간의 토론을 통해 찾아간다. 이러한 패턴에 합의하게 되면 설계 준비가 되었다고 보고 설계를 시작한다. 이 때, 사무실에 설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 세워질 대지에 나가서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칠 때, CA는 "눈을 감고 생각해보라"라는 요청을 많이 했다.
"Nature of Order"의 Book 2의 13.9 "The process of Finding a Good Centers"에도 비슷한 사례가 나온다. 앙드레와 애나 부분의 집 설계에 관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부억, 거실, 식당과 같은 구조를 만들면서도 가족들은 아이들과 보낼 장소에 대한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가족방(family room)이 일반적인 해법이겠지만, CA는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 생각한 것 같다. 역시, 이해 관계자들과 3일간의 토론이 있었다. 눈을 감고 미소 띄운 앙드레가 떠올린 것은 프랑스 남부에 있는 그의 할아버지 집이었고 벽난로, 테이블 그리고 밖에서 들어오는 남향의 햇볕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이 집의 여러 중요 부분 중 하나인 농가의 부엌(farmerhouse kitchen)이 만들어졌다.
일본의 학교법인인 Eishin School(盈進学園, 영진학원)도 CA가 참여했고 이 과정이 "The Battle for the Life and Beauty of the Earth: A Struggle Between Two World-Systems"[4]에 담겨져 있다. 여기서도 위에서 이야기한 병원 설계와 유사하게 이해관계자들과 진행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특히 8장을 보면 안드레의 사례와 비슷하게 이해 관계자들이 눈을 감고 상상하게 한다. 그런데, 이게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구체적인 경험과 연결된다. 인터뷰이는 부끄러워 하기도 하고, 주저하기도 하지만 꿈같은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리된 패턴 랭귀지는 수 개월에 걸처 이해관계자들에게 채택되게 된다. 이후 9개월에 걸처 부지에 직접 나아가서 병원에서의 사례와 같이 설계를 진행하는 과정을 거친다.
CA가 소프트웨어 공학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고, 이러한 것들이 소프트웨어 설계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고 생각된다. 위에서 CA가 사용한 방법을 보면, 이해관계자를 참여 시키는 것을 넘어 그 들에게 중요한 기능이나 활동 그리고 거기에 숨어 있는 요구 사항을 함께 찾는 것이 핵심인 것을 살펴 볼 수 있다. 이 부분을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설계 측면에서 살펴 보면, 아키텍처 드라이버, 포스(force) 혹은 품질 속성(Quality Attribute)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발견하여 건축물의 "살아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소프트웨어의 "살아있는 구조"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러한 과정을 도와 줄 수 있는 것들이 도메인 주도 설계(DDD), Quality Attribute Workshop(QAW) 혹은 ATAM이 있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해서 건축물을 설계할 때,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부분과 연결하여 이해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영원의 건축", 한진영 역, 안그라픽스
[2]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사라 이시가와, 머레이 실버스타인, "패턴 랭귀지" 이용근, 양시관, 이수빈 공역, 인사이트
[3] Christopher Alexander, "The Process of Creating Life: Nature of Order, Book 2: An Essay on the Art of Building and the Nature of the Universe", The Center for Envionmental Structure
[4] Christopher Alexander (Author), HansJoachim Neis Maggie Moore Alexander.
"The Battle for the Life and Beauty of the Earth: A Struggle Between Two World-Systems", Center for Environmental Structure, 16 1st Edition
'Software Architec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이크로서비스 API 디자인 패턴: 5장 엔트포인트 타입과 동작 정의 (0) | 2024.10.24 |
---|---|
마이크로서비스 API 디자인 패턴: 1장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기초 (2) | 2024.10.16 |
객체 지향 리엔지니어링 패턴: 8장 중복 코드 감지 (1) | 2024.10.02 |
객체 지향 리엔지니어링 패턴: 7장 마이그레이션 전략 (0) | 2024.09.25 |
포스가 아키텍처와 함께하길(May the Force be with the Architecture) (6) | 2024.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