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로부터 AI 토큰 사용량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 2월부터 비용 모니터링이 강화된 모양인데, 내 사용량이 사용자 월평균의 약 4배에 달한다는 내용이었다. 과거 다른 도구를 사용할 때도 누군가에게 내가 사용량 순위권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으니,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내 습관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기업 입장에서 비용 관리를 고민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득 의문이 든다. 과연 AI 사용량을 물리적으로 잠가 두는 것이 최선일까?
1. 토큰 사용량은 '성과'의 비례 지표다
토큰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AI와 치열하게 대화하며 문제를 풀고 있다는 증거다. 요즘 회자되는 '10x, 100x 개발자'는 단순히 타이핑이 빠른 사람이 아니다. 예전 같으면 복잡한 라이브러리를 학습하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며 정체되었을 시간을 AI를 통해 돌파하는 사람들이다.
어렵고 복잡한 설계를 빠른 시간 내에 시뮬레이션하고, 개발자가 아닌 기획자나 운영자도 자신에게 필요한 도구를 척척 만들어내는 모습은 이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즉, 많이 쓰는 만큼 더 빠르고 바쁘게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2. 바둑이 보여준 AI 리터러시의 격차
AI 도입 이후, 이를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는 단순한 실력 차이를 넘어 '종의 분화'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 바둑의 사례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AI를 훈련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사와 그렇지 않은 기사의 간극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인재를 키우고 조직의 성장을 고민하는 입장이라면, 오히려 AI 활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해야 한다. 토큰 제한은 당장의 지출을 줄여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성원들이 'AI 협업 지능'을 단련할 기회를 박탈하는 제약이 될 수 있다.
3. 기술의 역사는 '비용 하락'의 역사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기술을 사용하는 비용은 반드시 낮아진다. 하드디스크 용량 당 가격, 무선 데이터 통신 비용의 변화를 돌이켜보라. AI 토큰 비용 역시 조만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래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 이 과도기적 시점에 개인의 활동량을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것이 조직 전체의 미래 경쟁력보다 중요한 가치인지 고민해 볼 시점이다.
나가며: 나는 어디에 서 있을 것인가?
회사의 제약 속에서도 나는 나만의 방식을 찾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Claude Code MAX를 다시 결제해 사용하기 시작했고, 회사 시스템 안에서도 제약에 적응하며 최대한 효율을 뽑아낼 방법을 찾을 것이다. 지금 나는 내가 믿는 미래의 확률에 내가 가진 리소스를 투자하기로 한 셈이다.
작년 한 해의 변화 속도로 볼 때, 올해 상반기만 지나도 흥미로운 변화들이 쏟아질 것이다. 그 변화의 양과 속도가 무지막지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때, 우리가 어디에 서 있을지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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