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이 고생한다"
 
현대 산업 개발에서 시공하고 있는 광주 아이파크가 붕괴된 사고가 발생하고 이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여러 번의 포스팅을 보았다.
 
애자일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나도 동어반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변호 혹은 변명이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일까?
 
어떤 기사에서는 건설사가 애자일을 인력 효율화를 위해서 사용해서 그렇다고 한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수십톤의 콘크리트 받침대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이를 받치는 임시 지지대를 무단 철거한 것이 원인이라고 추정한다고 한다. 콘크리트 양생 시간을 충분히 해야 하는데, 겨울이고 해서 그렇다는 기사도 보인다.
 
이 사고 이야기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김양민 교수의 "불확실을 이기는 전략: 센스메이킹" 책에서 읽었던 챌린저호의 폭발 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책에서는 다이엔 본의 "챌린저호 발사결정: 나사의 위험한 기술 문화, 그리고 일탈"이라는 글의 내용을 주로 다룬다.
 
기술적인 결론은 외부 추진용 로켓에는 문제 발생 시 경고를 보내기 위한 센서가 없었으며, 오른쪽 추진용 로켓의 불소고무로 만들어 진 O링이 차가운 온도에 탄력성을 잃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해서 폭팔이 발생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이앤 본은 발사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 더 집중한다. 놀라운 것은 발사의 결정은 나사의 지극히 '합리적인 근거'로 리스크를 계산하여 내린 판단이라는 것이다.
 
NASA의 의사 결정 구조를 잠시 살펴 보자. 의사 결정자는 대부분 기술자들이고, 조직의 피라미드 밑에서 위로 결정이 이루어지는 방식이었고, 공개된 토론을 통해 결론에 도달한다. 그들의 결정은 일상적으로 되풀이 되고 철저하게 기술적인 것들이라는 것이다. 아주 정상적이고 올바르게 동작할 것처럼 보인다.
 
NASA에서 이러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수용 가능한 위험'이라고 믿는 기준에 따른다고 한다. 다이엔 본은 여기에 비정상 또는 일탈(deviance)에 너무 익숙해져서 최소한의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일탈의 보편화(Normalization of deviance)과정이 관련되어 있다고 이야기 한다.
 
발사 결정 전에 NASA에서 50번 이상이나 O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문제를 다뤘다고 한다. 여기에는 실무와 매니저들이 참여해서 리스크가 수용 가능한지 리뷰를 한다고 한다. 실재로 여러 시험 비행을 통해서 O링과 관련된 문제는 수용 가능하다고 결론이 났다. 하지만, 허용 온도가 있었다.
 
문제는 발사 당일의 날씨와 이 문제가 만나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발사 당일은 허용 날씨 기준에서 벗어난 온도였다고 한다. 이 부분도 실무나 매니저 단에서 놓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발사 전날에도 이건은 이슈화가 되었지만, 최종 결정에서는 "우리는 이제 경영상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엔지니어의 모자를 벗고 경영자의 모자를 써야할 시간"이라는 말로 발사가 결정되었다고 한다.
 
경영진도, 매니저도, 실무도 모두 올바르게 한 것 같은데 그럼 무엇이 문제였던가? 유명한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도 이 사고 분석에 관련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관리자들이 치명적 고장 발생 확률이 1/10만이라고 주장했지만, 실무는 1/200이라고 추정한다는 부분을 발견했다고 한다. 즉, 소통 및 이해의 정도에서 차이가 쌓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김양민 교수의 "불확실을 이기는 전략: 센스메이킹" 책에서의 결론은 소수 의견에 대한 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교수의 책에서는 악마의 변호인을 소수 의견에 대한 처리 방식으로 제안을 하고 있다.
 
다시 돌아와 보자. 우리는 아파트 붕괴 사고에서 자세히 살펴 봐야할 것은 무엇일까? 부실 시공과 같은 기술적인 디테일도 중요하다. 지켜야 하는 건설의 절차와 관련된 프로세스도 중요하겠다. 하지만, 챌린저 호 사건에서 지적되었던 것 처럼 소통의 문제 혹은 우리가 모르는 것에 대한 센스메이킹에 대한 것들과 같은 것도 살펴바야 할 것이다.
이 부분은 애자일을 따르던 기존 방식을 따르던 상관없이 중요한 것이다.
 
나는 애자일에서 회고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그리고, 특히 빠르게 실패하고 배우자는 모토를 좋아한다. 이미 실종자가 6명인 상태에서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 차체도 많이 조심스럽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배우지 못한다면 이러한 사고가 반복될 것이고 그것이 더 불행한 상황을 맞으신 분들에게 더 송구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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