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몽글몽글하고 밝아진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On Writing)을 읽으며, 대가의 어깨에서 바라보듯 감정을 느꼈다. "나도 저렇게 해왔지, 또 그렇게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자연스레 따라왔다.
제목만 보면 단순히 글쓰기에 관한 책 같지만, 사실은 스티븐 킹의 매혹적인 인생 이야기이자 그의 일에 대한 고백이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그의 아들 이야기다. 색소폰을 배우던 아들이 선생님과 약속한 시간만 연습하고 그 이상은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스티븐 킹은 "아, 아들은 음악을 업으로 삼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전업이란, 주어진 틀을 넘어 자기만의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이기 때문이겠다.
우리 삶에서의 일도 다르지 않다. 생계를 위한 일이 나의 일의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나 역시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어둠 속을 헤맸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매일 아침 C++ 책을 탐독하며 연습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가장 효율적인 학습법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분명 효과가 있었다. 내 에너지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스티븐 킹은 말한다.
"글쓰기는 생명수와 같다. 마음껏 들이키시길."
우리에게도 그런 생명수가 있지 않을까? 만약 그것이 내 일이 된다면, 얼마나 큰 행운일까.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뮤즈에 관한 것이다. 창작자들은 흔히 뮤즈가 찾아와 영감을 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스티븐 킹은 말한다. 뮤즈를 찾아다니면 결코 만나지 못한다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꾸준히 앉아 일을 할 때, 뮤즈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그의 작품들을 떠올려보면 그 무게가 다르게 다가온다. 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 나도 알고 있는 작품들이다. 쇼생크 탈출, 샤이닝, 미저리, 그것.
책을 덮으며 다시 제목을 떠올린다. 유혹하는 글쓰기(On Writing). 단순히 글쓰기의 기술이 아니라, 삶과 일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책이었다.
나에게는,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는 어떤 "생명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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