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 아프리카 속담

 

오랜만에 애자일 교육을 함께했던 동기를 만났습니다.
대화 주제는 자연스레 요즘의 AI 시대, 그리고 일하는 방식으로 흘러갔죠.

 

그 친구가 말했습니다.

“요즘은 정말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 같지 않아요?”

 

그 말이 묘하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AI는 우리 모두에게 놀라운 도구를 쥐여 주었습니다.


코드를 몰라도 앱을 만들고, 디자인을 몰라도 브랜드를 만들며,
심지어 혼자서 회사를 시작할 수도 있는 시대.

 

이건 마치 엄마 돼지가 아기 돼지 삼형제에게 말하던 그 순간과 닮아 있습니다.

“이제 각자 집을 지으렴.”

 

AI는 우리에게 기술적 독립을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독립 이후의 길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첫째 돼지는 짚으로 집을 지었습니다.
빨리 끝내고 놀고 싶었죠.

 

지금의 우리도 그렇습니다.

AI가 코드를 대신 써주고, 디자인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니
며칠, 아니 몇 시간 만에도 제품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제 나도 혼자 할 수 있겠어.”

 

이것이 바로 AI 시대의 짚집입니다.
가볍고 빠르고, 시작은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돼지 삼형제의 첫째처럼,
빠름이 곧 단단함은 아닙니다.

 

둘째 돼지는 나무로 집을 지었습니다.
짚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늑대의 바람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혼자 만든 앱, 혼자 운영하는 채널, 혼자 완성한 창작물 —
모두 아름답지만 외로운 구조물입니다.

 

AI가 만들어준 효율성은 대단하지만,
그만큼 지속 가능성의 기반은 약합니다.

유저 피드백, 윤리, 시장의 복잡성 —
이런 현실의 바람 앞에서
혼자서 짠 시스템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죠.

AI가 개인을 강하게 만들었지만,
세상의 변화는 그보다 더 강합니다.

 

셋째 돼지는 느리게, 그러나 단단하게 집을 지었습니다.
그의 벽돌 하나하나는 관계, 신뢰, 협력, 그리고 학습이었습니다.

 

결국 형제들은 그 집으로 모여
함께 늑대를 이겨냈습니다.

 

AI 시대의 셋째 돼지는
‘도구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람과 AI, AI와 AI를 연결하는 사람입니다.

“진짜 단단한 구조는 코드가 아니라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느슨하게 연결된 커뮤니티,
함께 성장하는 협력 구조,
서로에게 배우는 대화 속에서
우리는 늑대의 바람을 견딜 수 있습니다.

 

AI는 개인에게 독립의 도구를 주었지만,
진정한 생존은 연결의 생태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집을 짓는 시대가 아니라,
함께 사는 구조를 설계하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AI가 우리에게 준 진짜 선물은
새로운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와 협력의 형태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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